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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동안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은 추석을 앞두고 어제(24일)부터 재난지원금을 신청해 받고 있는데요.동행복권파워볼

일부 상인들은 정부가 약속한 지원금의 절반만 지급된다고 안내받는 등 지원 규모에 혼선이 빚어지면서 또 한 번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12년 동안 서울 성동구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해온 A 씨.

지난 8월 말, 실내체육시설이 집합 금지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2주 동안 강제로 문을 닫은 건 치명적이었습니다.

[A 씨 / 태권도장 관장 : 조그만 도장에도 여섯 타임 이상 바글바글했는데 집합금지 돼서…. 이 시간이면 아이들이 나와서 해야 하는데, 출석부 보면 25명, 30명밖에 안 나와요.]

절망적인 상황에서 추석 전 정부가 소상공인에게 재난지원금을 지원한다는 소식은 가뭄에 단비와 같았습니다.

[A 씨 / 태권도장 관장 : 계획을 짰죠. 임대료나 사범님 월급이나 태권도장 운영계획을 다 짜고 그것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런데 서둘러 구청에 실내체육시설 업소 자료를 제출한 뒤 돌아온 답변은 영업금지대상 지원금 2백만 원이 아니라 절반인 백만 원만 지급된다는 안내였습니다.

[A 씨 / 태권도장 관장 : 후배들한테 물어보니까 백만 원밖에 지급이 안 된다, 이번에. 행정적인 시스템 오류로…. 너무 황당하다….]

소상공인에게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은 집합금지·영업제한 대상인 특별피해업종과 일반업종으로 나누어 차등 지급됩니다.

그런데 태권도장은 국세청에 실내체육시설이 아닌 ‘교육서비스업’으로 등록돼 문을 닫고도 일반 업종에 해당하는 지원금만 나간 겁니다.

구청들은 재난지원금 신청을 받기 전 이렇게 분류가 애매한 업소를 포함해 영업금지업종 명단을 소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추석 전 서둘러 지급하려다 보니 관련 업소 명단이 모두 제대로 분류되지 못한 채 재난지원금 신청을 받기 시작한 겁니다.

문제는 담당 구청들도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항의하는 업주들에게 신청을 아예 취소하거나 신청하지 말라는 등 엉뚱한 안내가 반복되기도 했습니다.

[○○구청 관계자 : 문의가 많이 들어와서 저희도 물었는데 (중소벤처기업부가) 취소하고 이백만 원으로 재신청할 수 있게끔 어제까진 안내를 받았던 거고 (지금은) 백 만원 차액을 지급하겠다….]

이런 내용이 홈페이지 첨부 파일에만 표시돼 눈에 잘 띄지 않는 데다 대표 문의 전화마저 계속 먹통인 상황.

[학원 운영자 : 지금 전혀 안 돼요, 연락. 아무것도 안 돼요. Q&A 해서 PDF 파일 정도만 열어서 보는데 노인들이 보기가 힘들 거고요….]

정부는 추석 전 소상공인들이 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엇박자에 불통 행정까지 이어지면서 소상공인들은 또 한 번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YTN 손효정[sonhj07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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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류현진(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이보다 더 완벽한 피날레가 있을까?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020 정규시즌을 완벽한 모습으로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무실점 4탈삼진 완벽투로 시즌 5승을 따냈다. 그러면서 소속팀 토론토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자신의 손으로 확정지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5승 2패 67.0이닝 72탈삼진 평균자책점 2.69로 2020 정규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평균자책점 2.69는 아메리칸리그(AL)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한편, 류현진은 현재까지 다승과 탈삼진 부문에서도 AL 공동 9위에 올라있다.    이날 승리는 ‘난적’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거둔 것이기에 더 뜻 깊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은 통산 2패 15.1이닝 평균자책점 8.80으로 양키스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 양키스를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으면서 류현진은 기분 좋게 9월 30일에 열리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등판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동행복권파워볼

류현진의 9/25 양키스전 구사율 및 구속(단위=마일)
류현진의 9/25 양키스전 구사율 및 구속(단위=마일)

 이번 양키스전에서 가장 돋보이는 구종은 단연 컷패스트볼(커터)였다. 류현진은 총 투구수 100구 가운데 38구를 커터로 던지면서, 지난 필라델피아전에 이어 35%가 넘는 비율로 커터를 구사했다. 그리고 이 커터를 활용해 양키스 타자들의 몸쪽 높은 코스를 공략하면서 지난 8일 양키스전(5이닝 5실점)과는 달리, 바깥쪽 공만을 노릴 수 없게 만들었다. 

류현진의 9/25 양키스전 구종별 투구위치(자료=베이스볼서번트)
류현진의 9/25 양키스전 구종별 투구위치(자료=베이스볼서번트)

 한편, 그 덕분에 비슷한 코스로 던지는 포심 패스트볼과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위력을 극대화됐다. 이런 류현진의 달라진 볼 배합은 기존 류현진의 투구 패턴만을 생각하던 양키스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실제로 이날 양키스 타자들의 평균 타구속도는 83.4마일(134.2km/h)로 지난 경기(146.5km/h) 대비 12.3km/h나 느렸다. 류현진의 공을 간신히 맞추더라도, 대부분 빗맞은 타구가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날 류현진의 호투는 철저히 준비된 것이었다. 지난 20일 필라델피아전을 앞두고 류현진은 류현진이 피트 워커 투수코치, 포수 대니 잰슨과 함께 커터의 포구 위치를 조정했다. 이날 류현진은 커터가 가운데로 몰리는 상황을 우려해 잰슨에게 커터 사인을 낸 후에는 우타자의 몸쪽으로 더 붙어서 미트를 댈 것을 요구했다. 이런 조정 덕분에 류현진의 커터는 평소보다 날카롭게 제구됐다. 동행복권파워볼

9/20 필라델피아와의 경기 직전, 커터 포구 위치를 조정하는 류현진
9/20 필라델피아와의 경기 직전, 커터 포구 위치를 조정하는 류현진
9/25 양키스전 커터 포구 위치를 타자 몸쪽으로 붙이는 잰슨
9/25 양키스전 커터 포구 위치를 타자 몸쪽으로 붙이는 잰슨

  이는 이번 양키스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커터는 올 시즌 피안타율이 0.348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대신해 카운트를 잡거나 결정구로 쓰이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커터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커터와 비슷한 높이에서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볼의 위력도 더불어 살아나고 있다. 이날 경기로 토론토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가운데 가을야구에서도 류현진의 호투가 기대되는 이유다. 정규시즌을 완벽하게 마무리한 류현진은 나흘 휴식 후 30일에 열리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등판하게 된다. 과연 류현진은 토론토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끈 데 이어, 그 다음 단계로도 나아가게 할 수 있을까? 류현진의 2020 AL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등판은 9월 30일 MBCSPORTS+와 <엠스플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드라이브스루 언택트 여행지
부산서 해남·변산 거쳐 파주까지
우리 땅 대부분의 반도 훑고 지나
여수~고흥 잇는 다리 4개 신설
변산·태안 소나무는 왕실서 관리
6·25 격전지 김포, 일부선 “반도”

변산반도 격포항은 예전 격포진으로 부른 군사 요충지였다. 근처에 왕의 임시 거처인 행궁이 있었다. 김홍준 기자
변산반도 격포항은 예전 격포진으로 부른 군사 요충지였다. 근처에 왕의 임시 거처인 행궁이 있었다. 김홍준 기자

1일2산을 했다. 붙어있는 산도 아니다. 여수반도와 고흥반도에 뚝 떨어졌다. 금오산(323m)과 팔영산(609m)이다. 지난 2월 28일 77번 국도는 제 몸에 다리 4곳을 새로 걸쳤다. 내비게이션은 예전 120㎞ 길 대신 85㎞짜리 새 길을 띄웠다. 반도에서 다른 반도로, 1시간 조금 넘게 걸려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건넜다. 여수와 고흥은 순천·벌교의 신세를 지지 않고, 가장 짧은 거리로 30분이면 통하는 사이가 됐다.

반도는 삼면의 바다에 둘러싸인 육지다. 현재에 묶일 것이냐, 나아갈 것이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영화 ‘반도’는 역병으로 한반도가 격리된 상황을 그린다. 영화 속, 정석(강동원) 일행을 본 홍콩인들의 “반도 놈들 아냐”라는 외침은 역병에 무너진 국가와 국민의 치명상을 드러낸다. 영화가 관객 380만 명을 모은 뒤 스크린에서 내려갈 즈음, 현실의 역병은 다시 고개를 뻣뻣하게 들었다. ‘한반도의 반도’를 둘러봤다.

지난 8월 16일 대전에서 온 연인이 여수와 고흥을 잇는 둔병대교((오른쪽)와 낭도대교를 바라보고 있다. 이 두 다리는 화양, 적금대교와 함께 2020년 2월 28일 개통되면서 여수와 고흥을 오가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김홍준 기자
지난 8월 16일 대전에서 온 연인이 여수와 고흥을 잇는 둔병대교((오른쪽)와 낭도대교를 바라보고 있다. 이 두 다리는 화양, 적금대교와 함께 2020년 2월 28일 개통되면서 여수와 고흥을 오가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김홍준 기자
여수 돌산의 향일암은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김홍준 기자
여수 돌산의 향일암은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김홍준 기자
여수 금오산에서 한 등산객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2월 개통한 화양, 둔병, 낭도, 적금대교를 이곳 여수 돌산에서 잇는 다리들이 2028년을 목표로 세워진다. 김홍준 기자
여수 금오산에서 한 등산객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2월 개통한 화양, 둔병, 낭도, 적금대교를 이곳 여수 돌산에서 잇는 다리들이 2028년을 목표로 세워진다. 김홍준 기자

# 77번 국도, 다른 도로와 겹친 구간 빼면 701㎞

77번 국도는 반도 대부분을 훑는다. 우리나라 최장 도로다. 부산 중구에서 시작해 남서해안을 따라 1258㎞(2019년 기준)를 굽이친다. 국토관리청 도로현황에 따르면 ‘순수한’ 77번 국도의 길이는 701㎞. 다른 도로와 섞인 부분이 557㎞라는 얘기다. 고성반도를 한 아름 안은 77번 국도는 북북서로 향하다 다시 구불구불 남행한다. 여수와 고흥을 잇는 다리 5곳 중 팔영대교가 2016년 12월 들어섰다. 화양·둔병·낭도·적금대교가 올해 2월 개통했다. 김정신 여수시청 주무관은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하면서 방문객이 줄었지만, 오히려 드라이브와 섬 트레킹을 선호하는 언택트 관광지로 뜨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16일 차량 한대가 77번 국도를 이용해 여수 화양면에서 고흥 영남면으로 향하는 5개 다리의 첫 구간인 화양대교에 진입하고 있다. 멀리 고봉산 아래 화양면 장수리 수문마을, 자매마을, 공정마을(오른쪽부터)이 펼쳐지고 왼편에 자연적으로 자라 마을을 호위하는 방풍림이 보인다. 김홍준 기자
지난 8월 16일 차량 한대가 77번 국도를 이용해 여수 화양면에서 고흥 영남면으로 향하는 5개 다리의 첫 구간인 화양대교에 진입하고 있다. 멀리 고봉산 아래 화양면 장수리 수문마을, 자매마을, 공정마을(오른쪽부터)이 펼쳐지고 왼편에 자연적으로 자라 마을을 호위하는 방풍림이 보인다. 김홍준 기자

지난달 17일, 여수에 사는 김지예(22)씨는 “예전엔 엄두도 못 냈지만, 오늘은 고흥에 마실 간다”며 화양대교로 향했다. 김씨를 만난 곳은 여수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원래 도로는 마을 앞 바다에 바싹 붙었고, 새 도로는 마을 뒤에 생겼다. 김종례(83) 할머니는 “종종 저렇게 들어와서 구경하고 간다”고 말했다. 자매마을은 77번 국도에 포위당했지만 차 소음은 크지 않았다. 한 발짝 물러서 보면 후박나무·소사나무 등이 할머니 등처럼 굽은 마을을 도톰하게 호위하고 있다. 방풍림이 방음림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밤바다’는 여수 관광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다리 건너 만나는 고흥은 사뭇 다르다. 고흥의 팔영산 유영봉에서 만난 김영철(62·대구)씨 부부는 “차도 적고 사람도 뜸해 고즈넉하다”고 말했다. 송규석 고흥군청 주무관은 “새로 다리가 놓이면서 화려한 여수와는 다른 느낌을 찾는 분들이 짧은 시간에 고흥을 찾는다”고 밝혔다. 고흥은 이야기의 땅이다. 이곳 출신 어우당 유몽인(1559~1623)은 『어우야담』을 지었다. 고흥에 전해지는 설화와 이야기는 400개가 넘는다. 도깨비 관련이 많다.

고흥 팔영산은 도립공원이었다가 다도해국립공원에 편입된, 우리나라 해상국립공원 안에 있는 유일한 '산'이다. 팔영산 뒤로 멀리 여수-고흥을 잇는 다리가 보인다. 김홍준 기자
고흥 팔영산은 도립공원이었다가 다도해국립공원에 편입된, 우리나라 해상국립공원 안에 있는 유일한 ‘산’이다. 팔영산 뒤로 멀리 여수-고흥을 잇는 다리가 보인다. 김홍준 기자
전남 고흥 외나로도 봉래산을 약 30분만 오르면 수령 100년에 가까운 편백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이 곳은 1920년대에 만들어졌는데, 100여 년 차이를 두고 2018년 팔영산에도 편백나무 숲이 조성됐다. 신인섭 기자
전남 고흥 외나로도 봉래산을 약 30분만 오르면 수령 100년에 가까운 편백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이 곳은 1920년대에 만들어졌는데, 100여 년 차이를 두고 2018년 팔영산에도 편백나무 숲이 조성됐다. 신인섭 기자

77번 국도는 고흥 반도 남쪽을 휘감아 돈 뒤 장흥·해남·화원반도로 이어진다. 400여 년 전, 조선의 전함 12척이 이 길 왼쪽의 바닷길을 따라 이동했다. 1597년 음력 7월 정유재란. 원균이 거제 칠전량 해전에서 일본 수군에 궤멸당했다. 살아남은 전함(판옥선) 12척은 복직한 이순신이 장흥 회령포에서 건네받았다. 13척이 된 전함은 해남의 이진·어란포로 내달렸다. 다시 화원반도의 울돌목으로 향했다. 9월 16일, 적선 200여 척이 나타났다. 물길 좁고 거센 울돌목에서 이순신의 함대는 비비람처럼 나갔다.『난중일기』에 따르면, 이미 죽은 적장 마다시(馬多時)를 바다에서 건져 촌참(寸斬·마디마디 자름)한 뒤 내걸었다. 적들은 퇴각했다. 이순신의 전함은 곧바로 서해안을 따라 고군산군도까지 올라가 숨을 골랐다.77번 국도도 북상한다. 이순신이 해제반도의 신안에 머물렀을 때, 충남 아산현에서 일본군의 습격을 받고 스무 살에 죽은 셋째 아들 면(葂)의 비보를 접했다. 그는 목 놓아 통곡했다(난중일기 1597년 10월 14일).

77번 국도.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77번 국도.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 190년 전 부안 77세 모임…77과 인연
도로는 부안의 변산반도에 들른다. 『칠갑록(七甲錄)』에 따르면 1830년 7월 7일 부안에 있는 77세 노인 7명이 칠성암(七星庵)에 모였다. 이들은 “7일 동안 학리를 주고받으니, 이 어찌 우연의 일이겠는가”고 했다. 190여 년 뒤 77번 국도가 그들 있던 곳을 스치고 지나가게 됨은 우연일까.

새만금방조제에서 바라본 변산반도. 새만금방조제 도로는 77번 국도다. 김홍준 기자
새만금방조제에서 바라본 변산반도. 새만금방조제 도로는 77번 국도다. 김홍준 기자
채석강은 변산반도의 명소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한 단애는 살아있는 지질 학습장이다. 김홍준 기자
채석강은 변산반도의 명소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한 단애는 살아있는 지질 학습장이다. 김홍준 기자

변산반도의 끄트머리 격포항은 예전 격포진(格浦鎭)으로 부른 요충지였다. 근처에 유사시 임금의 거처인 행궁(行宮)이 있었다. 현재 행궁은 흔적도 없다. 격포진은 송정(松政·소나무 정책)을 맡았다. 고동환 KAIST 인문사회과학부 교수는 “송정에는 벌목을 막는 금송(禁松)과 강원도·안면도 등에서 기르는 양송(養松)이 있다”고 말했다.77번 국도는 새만금방조제를 거쳐 태안반도 안면도의 500년 이상 보호된, 안면 송림까지 들여다본다. 백화산(284m)도 소나무로 뒤덮여 있다. 솔잎은 숱 많고 결 단단한 스무 살 이등병의 머리칼처럼 건강하다. 안면도 샛별해변 남쪽에 ‘쌀썩은여’가 있다. ‘여’는 썰물 때 드러나는 바위를 말한다. 예전 남쪽에서 조운선이 쌀을 싣고 한강으로 향하다 이곳의 험한 바닷길을 넘지 못해 종종 좌초됐다. 쌀이 썩었다. 그래서 ‘쌀썩은여’다. 『동국여지승람』은 조선 태조부터 세조 때까지 60여년간 이곳에서 선박 200여 척, 1200여 명, 쌀 1만5800여 섬의 피해를 적고 있다.

태안 태을암 마애삼존불상 뒤의 바위에 새겨진 바둑판. 김홍준 기자
태안 태을암 마애삼존불상 뒤의 바위에 새겨진 바둑판. 김홍준 기자
태안 백화산은 큰 힘 들이지 않고 아기자기하게 산행할 수 있다. 마애삼존불이 있는 태을암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으며, 군 지역으로 묶여있던 북봉 지역은 2017년 개방돼 태안반도의 북쪽까지 조망할 수 있다. 김홍준 기자
태안 백화산은 큰 힘 들이지 않고 아기자기하게 산행할 수 있다. 마애삼존불이 있는 태을암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으며, 군 지역으로 묶여있던 북봉 지역은 2017년 개방돼 태안반도의 북쪽까지 조망할 수 있다. 김홍준 기자
충남 태안반도 안면도의 샛별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쌀썩은여.' 고려· 조선 시대, 지방에서 개경 또는 한양으로 올라가던 선박들이 이곳에서 자주 좌초되면서 싣고 가던 쌀이 썩었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었다. '여'는 썰물 때 드러나는 암초 지대를 말한다. 김홍준 기자
충남 태안반도 안면도의 샛별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쌀썩은여.’ 고려· 조선 시대, 지방에서 개경 또는 한양으로 올라가던 선박들이 이곳에서 자주 좌초되면서 싣고 가던 쌀이 썩었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었다. ‘여’는 썰물 때 드러나는 암초 지대를 말한다. 김홍준 기자

살아남은 조운선은 김포를 통해 한강에 들어갔다. 77번 국도인 자유로 건너편에 김포가 있다. 일부에서는 ‘김포반도’라고도 부른다. 전국지리교사모임 관계자는 “김포는 지리적으로는 반도로 볼 수는 없다”며 “한강·조강·염하(강화와 김포 사이의 해협) 등 ‘3면의 물’로 둘러싸여 있기에 형태상으로 반도로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충남 태안반도 파도리해수욕장의 해식동굴 앞에서 윤다혜(28.서울 중랑구)씨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밀물 때는 물에 완전히 잠겨 물때를 잘 맞춰가야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SNS 포스팅의 숨은 성지로 꼽힌다. 김홍준 기자
충남 태안반도 파도리해수욕장의 해식동굴 앞에서 윤다혜(28.서울 중랑구)씨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밀물 때는 물에 완전히 잠겨 물때를 잘 맞춰가야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SNS 포스팅의 숨은 성지로 꼽힌다. 김홍준 기자
지난 9일 경기도 성남에서 온 유현정(28), 유현진(26) 자매가 태안반도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김홍준 기자
지난 9일 경기도 성남에서 온 유현정(28), 유현진(26) 자매가 태안반도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김홍준 기자

이곳에 ‘김포지구 전투’가 있었다. 국방안보포럼에 따르면, 2001년 공개된 라주바예프 보고서는 1950년 한국전쟁 개전 당시 북한 6사단의 주공격 방향을 김포-ㄴ영등포로 명시해 놓았다. 이전까지 알려진 바로는, 북한 6사단의 주력이 1·3·4사단, 105전차여단과 함께 백선엽 장군이 이끌던 국군 1사단을 문산에서 밀고 내려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라주바예프 보고서는 북한 6사단이 김포-영등포로 돌아 국군 주력을 포위하려 했다고 밝힌다. 이를 예상치 못했던 국군은 병력을 급조해 6월 26일부터 7월 3일까지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시간을 벌었다. 김포지구 전투는 이후 반전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군사전문가들은 말한다.

충남 태안 안면도를 관통하는 77번 국도. 부산에서 출발해 경기 파주까지 이어지는 1258km 국내 최장 도로다. 김홍준 기자
충남 태안 안면도를 관통하는 77번 국도. 부산에서 출발해 경기 파주까지 이어지는 1258km 국내 최장 도로다. 김홍준 기자
태안번도 신두리 해수욕장에서 한 관광객이 소를 바라보고 있다. 이 소들은 쇠똥구리를 복원하기 위해 방생한 것이다. 김홍준 기자
태안번도 신두리 해수욕장에서 한 관광객이 소를 바라보고 있다. 이 소들은 쇠똥구리를 복원하기 위해 방생한 것이다. 김홍준 기자

임진강 건너, 철책선 너머 멀리 옹진반도다. 경기도 파주, 77번 국도는 개성까지 가기로 됐지만 여기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 반도는 다시 묻는다. 현재에 묶일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살인미수 등 혐의 첫 재판..혐의 모두 인정
피해자 ‘현직 조폭’·피고인 ‘전직 조폭’ 진술
말다툼 중 피해자가 먼저 가격..흉기 가져와
“피해자, ‘못 찌를 걸 왜 가져왔냐. X신'” 발언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자신의 ‘폭력조직 후배’를 흉기로 마구 찌른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이 남성은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현직 조폭, 자신은 현재 은퇴한 전직 조폭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허경호) 심리로 열린 A(49)씨에 대한 살인미수 등 혐의 1차 공판에서 A씨 측 변호인은 범행을 모두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는 ‘죽일 의도가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흉기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범행을 다 인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7월16일 서울 성북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다른 후배들은 다 일어나서 인사를 하는데, B씨가 일어나지 않고 “왔어?”라는 등 반말식으로 인사를 해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B씨가 먼저 자신의 얼굴 등을 가격하자 분노한 A씨는 승용차에서 흉기를 가져와 B씨를 11차례나 찌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행위는 B씨의 저항과 주변 사람들의 제지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전 흉기를 본 B씨가 움찔하자 다시 흉기를 집어 넣었는데, 이에 B씨가 “그럴 줄 알았다. 찌르지도 못할 걸 왜 가져왔느냐. X신” 등의 말을 해서 순간 화가 나 B씨를 마구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B씨를 계속 찌르려고 한 이유’에 대해 “X신 소리를 듣고 순간 눈이 돌아 계속 찌르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수사 단계에서 혐의를 부인했던 A씨는 조사 당시 “칼이 깊게 들어가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합의할 생각은 없고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MT리포트]’내사랑 못난이’ B급제품 전성시대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인한 불황의 그늘에서 ‘못난이 식품’ ‘리퍼브 제품’ 등 이른바 B급 제품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조금 상처가 났다고, 이월이 됐다고 그동안 외면받던 제품들에 소비자들은 더욱 열광한다. 먹고 쓰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뿐 아니라 가격까지 저렴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B급 제품의 전성시대다. B급 제품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리퍼브 전문매장 운영사 올랜드아울렛 매장 전경. 가전과 가구를 취급하는 리퍼브 전문 매장으로, 전국에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리퍼브 전문매장 운영사 올랜드아울렛 매장 전경. 가전과 가구를 취급하는 리퍼브 전문 매장으로, 전국에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리퍼브 제품’ ‘못난이 식품’ 등 정상품에 비해 약간 하자가 있는 이른바 ‘B급’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장기 불황에 코로나19(COVID-19)까지 겹치면서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정상 제품에 준하는 리퍼브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다. 리퍼브 시장이 커지면서 유통가도 경쟁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1조원 넘어선 리퍼브시장에 속속 진입하는 기업들━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퍼브 시장은 지난해 1조원 규모를 넘어섰고,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리퍼브는 ‘다시금 새롭게 꾸민다’라는 뜻을 지닌 ‘리퍼비시'(Refurbish)의 줄임말이다. 즉 리퍼브 제품은 △구매자의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정상품, △제조·유통 과정에서 미세한 흠집이 난 제품, △단기 전시용으로 사용했던 제품을 보수 및 재포장한 제품, △여러개의 파손된 제품에서 정상 부품만 추출해 재조립한 제품 등을 뜻한다.

제조사에서 직접 재포장해 새 제품처럼 판매하는 것이므로, 정상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정상 제품으로서의 상품 가치는 훼손됐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정상품의 반값은 흔하고, 할인율이 90%에 달하기도 한다.

AJ전시몰, 올랜드아울렛 등 리퍼브 제품을 취급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2017년 100개에서 지난해 400여개까지 확대될 정도로 관련수요가 늘고 시장이 커지면서 유통가도 리퍼브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롯데쇼핑이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은 아울렛 매장을 통해 리퍼브 전문점을 다수 운영 중이다. 2014년 파주점에 처음으로 리퍼브 전문 ‘전시몰’을 입점시켰는데, 월평균 1억원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알짜’ 매장이 되자 리퍼브 시장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롯데쇼핑은 현재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이천점과 롯데아울렛 광교점, 롯데몰 광명점 등 네 곳에서 리퍼브 용품 전문점인 ‘프라이스홀릭’ ‘리씽크’ ‘올랜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각 매장의 매출액은 월 7000만원~2억원인데, 이는 백화점 내 유명 브랜드 수준과 비슷하다.

e커머스 업계도 리퍼브 시장 선점에 열성이다. 티몬은 지난해 4월부터 매달 24일을 ‘리퍼데이’로 정하고 리퍼전문관을 운영하고 있다. 인기가 높자 티몬은 지난해 11월, 상시로 리퍼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리퍼창고’ 카테고리도 만들었다.

지난 1~5월 기준 티몬 리퍼 상품 관련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2% 상승했다. 티몬 관계자는 “리퍼브 제품이 새 상품과 다를 바 없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더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콧대 높던 가구 유통공룡 이케아도 한국 진출 6주년을 맞은 올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중고 리퍼브’ 등을 제시했다. 고객이 사용해온 이케아 가구를 매장에 다시 판매하면, 이케아가 이를 수선해 재유통시키는 구조다.━실용적 소비성향 타고 리퍼브 전성시대 열린다━업계는 앞으로도 리퍼브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성능과 만족감만 준다면 리퍼브 상품도 망설임없이 구매하는 실용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이 같은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좋은 브랜드를 합리적 가격에 판매하는 리퍼브 매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에도 실속파 고객들을 겨냥한 전략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향후 꾸준한 리퍼브 시장 확대를 예상한다.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터넷 발달로 정보 교류가 활발해졌단 이유에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돈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똑똑한 소비’를 하며 리퍼브 인기가 치솟았다”면서 “이전에도 리퍼브 물건들은 있었지만, 어디에서 판매하는지 알기 어려웠기 때문에 시장 확대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발달로 리퍼브 판매처를 찾기 쉬워졌고, 점차 소비자가 몰리게 됐다. 업계도 시장 수요를 인식한 만큼 점차 더 시장이 커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리퍼브 공급은 제한적이니 앞으로 리퍼브 제품이 점차 오를 수 있고, 제품군도 확대될 것이라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리씽크 '일산 재고센터' (리씽크의 창고형 오프라인 매장) /사진=리씽크 제공
리씽크 ‘일산 재고센터’ (리씽크의 창고형 오프라인 매장) /사진=리씽크 제공

실제 시장 확대에 따른 리퍼브 제품군 확대도 눈에 띈다. 단순히 전시품, 흠집이 있는 물건 등을 의미했던 리퍼브 제품이 현재는 이월 상품, 재고 상품 등까지 의미하는 말이 됐다. 재고전문쇼핑몰 리씽크는 리퍼브 제품 뿐만 아니라 재고상품, 유통기한 임박상품 등을 중점적으로 판매한다.

리씽크 관계자는 “다양한 리퍼브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기업·환경·소비자를 잇는 재고의 선순환을 구현하고, 가치소비를 이룩한다며 “특히 재고가 묶여 ‘품맥경화'(제품이 시장에 돌지 않고 재고로 묶여있는 상태)가 발생한 기업들에 문제를 해결해주는 의의도 있다”고 말했다.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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